벨기에의 필립 왕세자와 신부 마틸드가 4일 브뤼셀 시청에서 결혼식을 가진 뒤 발코니에서 청사 밖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브뤼셀=AP

벨기에 왕세자 필립(39)이 4일 열세살 연하인 전직 언어교정사 마틸드 두데켐 다코즈(26) 양과 유럽 왕실의 20세기 마지막 결혼식을 올렸다.

필립 왕세자 부부는 먼저 고딕식 건물로 유명한 브뤼셀 시청에서 공식 결혼식을 올린 뒤, 다시 생-미셸 대성당에서 가톨릭식 결혼식을 치렀다.

프랑수아-자비에 드 도네아 브뤼셀 시장은 “두 사람은 벨기에의 미래와 왕실의 살아있는 상징”이라며 성혼을 선포했다. 두 사람이 시청 발코니에서 키스하자, 청사 앞에 모여있던 수많은 군중들이 “마틸드”를 연호했다. 생-미셸 대성당의 결혼식에는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국왕,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 스페인의 소피아 왕비, 영국의 찰스 왕세자 등 유럽 왕족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날 오전에는 왕실 전통에 따라 축포 101발이 발사됐으며, 왕궁에서 시청을 거쳐 대성당까지 왕세자 부부가 가두행진을 펼친데 이어 결혼식 후에는 축하비행이 있었다.

필립은 유럽의 다른 왕자들과는 달리 스캔들을 뿌리지 않아 ‘당대 유럽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혀왔으며, 지난 9월 전격적으로 약혼을 발표했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학했고, 벨기에 공군의 전투기 비행사로도 활약했다. 신부 마틸드는 지방 귀족의 딸로, 필립이 왕위에 오르면 169년의 벨기에 역사상 최초로 벨기에 태생 왕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