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교 전 서울고검장.

검소한 생활과 곧은 성품으로 법조계의 존경을 받아온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이 1992년 10월 21일 서울 청량리 성바오로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였다.

전북 익산출신으로 1929년 일본 법정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최 변호사는 1932년 일본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 1935년부터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전주-서울지검사장을 역임하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최 변호사는 당시 자유당 실력자들의 미움을 사 1955년 검찰을 떠났다가 1960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자, 서울고검장으로 복귀했다.

특히 서울지검 검사장으로 있던 1949년 9월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와 압력에도 불구,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당시 임영신 상공부 장관을 배임과 수뢰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압력에 따라 이인 법무부 장관이 임영신 장관을 기소하지 말도록 지시하자, “기소-불기소결정은 검사의 고유권한으로 법무부 장관이 간여해선 안된다”는 회신을 보낸 뒤 자신이 현직 장관을 직접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고검장 시절에는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아현동 자택에서 서소문 검찰청사까지 걸어 다니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녀 도시락 검사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변호사로 일할 때도 80대의 노구에도 불구, 버스로 출-퇴근하고, 판사실엔 일체 들르지 않고 모든 재판업무를 법정에서만 해 후배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