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클 존슨.

마이클 존슨(32·미국)이 11년 묵은 남자 400m 세계신기록을 바꿨다. 존슨은 27일(한국시각) 스페인 세비야 올림픽스타디움 에서 벌어진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 결선에서 43초18을 기록, 88년 부치 레이놀즈(미국)가 수립한 종전기록(43초29)을 0.11초 앞당긴 존슨은 “올해 안에 마의 43초 벽을 깨겠다”고 공개선언했다.

경기 후 첫 마디가 “더 잘 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듯 이번에 42초대 진입을 이루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400ｍ 세계기록은 남녀 모두 장수를 누릴 정도로 깨기 힘들기 때문.

남자의 경우 지난 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리 에반스(미국)가 43초86의 세계기록을 세운 뒤 무려 20년 만에 레이놀즈가 경신, 지난 31년 동안 43초대에서 고작 2차례 주인을 바꿨다. 여자 기록도 마리타 코흐(구 동독)가 85년 캔버라에서 세운 47초60이 14년간 요지부동이다.

더구나 레이놀즈와 코흐가 약물복용 의혹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존슨의 이날 신기록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0.11초를 앞당기는 데 11년이나 걸렸는데도 존슨을 키워낸 클라이드 하트 코치와 동료선수들은 “존슨이 조만간 43초 벽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존슨은 대회 4연패의 위업을 달성, 우승상금 6만 달러와 함께 세계신기록 보너스 10만 달러를 받았다.

존슨은 96년 애틀랜타올림픽서 수립한 200m(19초32)와 함께 2종목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또 세계선수권에서만 8개의 금메달을 따내 칼 루이스(미국)의 통산 최다관왕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